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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26일 오전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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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 페이지 109

    음식 박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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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진열 특성상 실제 음식을 올려놓을 순 없지만, 실제와 거의 유사한 조형물이 준비되어 있다.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연으로 만든 요리, 전통차, 먹거리촌, 대구 전통 음식 뿐만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음식이 화려하게 수놓아져 있고,삼단, 사단 케이크 역시 볼 수 있다.  실제 음식이었다면, 망가트리거나 먹거나 해서 조형일 수밖에 없다 해도, 음식 박람회라고 하기엔 모든 음식이 다 조형이어서 아쉬웠다. 꽃 박람회를 구경하러 갔는데, 조화만 놓여있는 기분이다.

    푸드 코트처럼 음식을 사먹을 수 있게 마련되어 있었는데, 문제는 이는 또 별도로 돈을 지불해야 했다는 점이다. 현재는 술이라던가, 대구꿀떡과도 같은 유명 음식이 더 들어섰다. 실제 음식 브렌드가 들어오고, 음식점을 포장마차처럼 깔끔히 설치하여 맛볼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재는 더 편리해지고, 전보다 더 많은 참여가 가능하게 개선되었다.떡과 마카롱 등 베이커리까지 확장되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음식은 마실 음에 먹을 식으로 쓴다. 삶에 있어 飮食이 왜 존재해야하는지,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매일 곁에 두고 살지만, 다시 한번 음식이 주는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의 일상성을 유지하는데 초점을 둘 수 있는 박람회에 시간을 내보는 건 어떨까. 

    청라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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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대구의 몽마르트로도 유명하며, 선교사가 거주했던 주택이 있기도 한 곳이다.

    긴 계단을 오르다보면, 오른쪽 벽면에 붙어져 있는 자료를 확인할 수가 있다. 실제 그 시절에 찍었던 흑백 사진들이 참고 자료로 남아있다.

    계산성당과 대구 전경 (성당 앞 쪽 기와집은 안중근 의사가 강연했던 당시 교육기관 해성재이다. 2층 기와집은 당시 신부 사제관이며 성당 앞으로 흐르는 내천은 대구에서 유일한 빨래터로 많은 물이 흘러 달성공원 쪽으로 연결된다.)교남기독청년회 (대구선교지부가 청년 선교를 위해 1914년에 지은 건물이다.) 이 건물 안에서 이만집, 정광순, 김태련, 백난채, 김영서, 권희윤, 최경학, 이재민 등의 교계 청년들이 모여 교남기독청년회를 조직하고 대구 3ㆍ1 운동시 전 회원이 참여하였다. 대구고보는 교장이 일본인이며, 교사들 중에서도 일본인이 많은 관립 학교임에도 불구하고, 전교생 약 200여 명이 대구 3ㆍ1 운동에 참가했으며 징역 6월에서 1년의 선고를 받았다.

    대구 근대골목 투어에서 필수 코스로 있는 3ㆍ1 만세운동길과 청라언덕 그리고 계산성당. 이 선명한 역사가 그대로 존재한다. 길을 쭉 올라 직진하면, 바로 옆에 챔니스 주택, 블레어 주택을 볼 수 있다. 내부로 들어갈 순 없어도1910년경에 지은 주택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청라언덕 동무생각이라는 가곡 역시 볼 수 있다. 역사를 쭉 차례대로 보며, 몰랐던 역사적 사실을 알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한 배움의 시간으로 남으리라 믿는다.

    우포늪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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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가을도, 여름도 아닌 우포늪에서 보았던 건, 안개낀 습지와도 같은 분위기였다. 사실, 우거진 느낌이 강해서 운동장을 돌거나, 산책로를 따라 걷는 느낌과는 전혀 다르다. 이곳의 장점은 이름이 알려진 만큼 화려한 시설이 있다거나,관람용 기구들이 있는 건 아니었다. 벤치가 군데군데 놓여있고, 높은 설치물이 없어 드넓은 하늘이 보인다.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것까지 우포늪의 정취로 보인다.

    무엇보다 해가 질 때, 황금빛으로 변하는 우포늪을 만날 수 있다. 시골 같으면서도, 섬 같으면서도, 나만 아는 공간처럼 보이는 우포늪이 특별한 건, 하루의 시간 경과를 온몸으로 받아낼 수 있어서다. 해가 어떤 각도로, 얼마만에 지든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내게 지는 그림자를 바라볼 수 있어 아름답다는 부분에 있다. 특히, 생태계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음을 바로 피부에 와닿을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작용된다. 중배백로와 왜과리, 물닭의 먹이 활동까지 넌지시 바라볼 수 있다.

    이밖에도 신전늪, 조대늪, 법수 질날늪, 울주무제치늪, 번개늪 등의 다양한 늪이 전국구에 분포되어 있다.

    바다와 호수만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분명히 알아야할 건, 늪의 평온이다. 맨 처음엔 잔잔함으로 다가왔다가 삶의 터전으로 다가왔다. 누구의 소유도 아닌 늪지대를 편안한 몸과 마음으로 맞이해도 좋을 것이다.

    밀양 영남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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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고려 말에 창건하여 조선 초에 재건하였다. 1963년 01월 21일 보물 제 147호로 지정되었으며, 정면 5칸 측면 4칸의 팔작지붕이다.

    영남루는 강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을 가졌다. 탁 트인 넓은 공간에 서 있다보면, 풍류를 아는 시조가 절로 떠오른다. 쉼이 알맞은 공간으로 생각보다 크고 넓은 규모에 압도된다. 남천강이 보이며, 이 아름다운 전망을 지탱하는 기둥의 개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선비의 혼이 느껴지는 마루에 신발을 벗고 올라서 바람이 부는 결을 느끼기에 좋다.

    11월 18일까지 상설 공연 ‘영남루 愛 풍류가 흐르다’가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무료 공원에 공휴일까지 포함하여 예술적 공연을 마쳤다. 응천 아리랑, 날좀보소, 아리랑동동의 순으로 공연이 진행된다. 거의 2달간 이루어지는 공연이다. 선비옷을 입은 두 배우가 나와 총5장의 이야기를 소리 내고, 날좀보소는 밀양전통놀이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가무악극이라고도 말한다.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밀양아리랑을 공연 형식으로 해석하여 보여준 작품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식 블로그에서 좀 더 상세한 정보를 알아볼 수 있다.

    제2의 리틀 포레스트, 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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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제14회 서하(西河) 전국백일장이 경북 예천에서 진행되었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백일장 결과를 떠나 예천이란 도시가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지 알게 되었다. 80년대, 90년대의 정취가 담겨있다. 옛 모습이 그대로 잘 유지된 곳에서 한 개인이 추구하는 미학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

    예천은 각종 주택, 길거리, 나무, 이발소, 지금은 보기 힘든 출판소, 책방, 다방, 목욕탕, 인쇄소 등이 그대로 존재한다. 양복 제작, 오래된 책을 판매하는 헌책방, 배달이 진행되는 친숙한 다방은 모두 다 옛 모습을 잊지 않고 머물러 있다. 실제로 커피맛도 옛날 먹던 다방 커피 맛을 그대로 갖고 있다. 달짝지근한 커피를 리필한 후, 한숨 돌릴 수 있었던 것도 다 북적북적하지 않은, 사람 냄새나는 예천의 아름다움 덕이다.

    가끔 너무 빠르게 발전하고, 허물어지고, 새로 지어지는 것을 보며 허망함을 느낀다. 잘 알고 있다는 몇 안되는 장소에 대형 체인점이 들어선다면 더 더욱. 가끔씩 느리게 움직이는 도시 속에서 살고 싶어진다. 모든 걸 버리고 싶지만, 훌쩍 떠나고 싶은 이들이 늘어나면서 정신 가출 증후근 역시 생겼다. 도시마다 다르겠지만, 어딜가나 존재하는 식당과 카페에서 가끔씩은 벗어나고 싶다.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할 수 없는 곳에서 슬로우 라이프를 꿈꾼다.

    한결 같음이 무엇인지 상기시켜준 예천, 영화 촬영지로도 손색없을 풍경들이 펼쳐져 있다. 청렴한 풍경 앞에 마음에 든 짐을 덜어내고, 사진을 찍는다.

    모든 게 다 그대로일 수 있는 곳, 모든 게 다 그대로여도 괜찮은 곳. 머리를 식히려 떠난 여행길에서 번아웃 증후근에 허덕이던 나를 잠시 내려놓고, 직장인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하루를 보낸다.

    아이들을 위한 축제, ‘대구 작은 도서관 한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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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둥근 공원에서 작은 도서관의 일부를 옮겨놓은 듯한 축제가 열렸다. 도서관 한마당이었지만 어른들은 거의 없고, 대부분이 초등학생, 유치원생 정도의 아이들로 가득했다. 

    아이들 뛰노는 소리와 체험하기 위해 부모님 손 꼭 잡고 기다리는 긴 줄과 페이스 페인팅을 받는 여자 아이들, 대회에 나가 정답을 맞추는 남자 아이, 그 어느 때보다도 편안한 분위기의 축제였다.

    테마가 각각 정해져 있다. 책을 진열해 놓은 곳도 있고, 체험을 통해 학습하는 곳도 있다. 주제별로 나뉘어져 있어,천막에 걸린 이름을 보고 들어가면 된다. 또한 여기서만 살 수 있는 물품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다.

    대구에 있는 도서관이 한데 모여 벌이는 축제로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아이와 함께 별 부담감 없이 참여할 수 있는 축제라는데 큰 뜻이 있다. 무엇보다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공원 내에 있어 충분히 축제를 즐긴 뒤, 기념관 안을 둘러보며, 그 날의 생생한 역사를 돌이켜볼 수도 있다. 역사를 알아봄과 동시에, 체험을 통해 기분 좋게 축제를 즐길 수 있어 일석이조다. 

    무료입장이며, 제 1 전시실, 제 2 전시실을 둘러보며 축제가 열릴 수 있는 이 현장의 오랜 역사를 돌이켜볼 수 있다.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져 오래오래 이어질 수 있는 축제로 남았으면 좋겠다.

    성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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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얼마 전, 100주년을 맞이한 성모당은 타 지역에서도 찾아오는 유명한 장소이다. 천주교 신자들의 성지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상당한 규모와 널찍한 공간만큼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성직자의 무덤, 성모 동굴과 성유스티노신학교, 넓은 들판이 펼쳐져있다. 낮이든, 저녁이든 항시 개방이 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조용히 기도하는 신자들이 많다. 때로는 큰 규모의 행사를 연다. 말씀을 듣거나, 작은 오케스트라 등의 음악 공연도 펼쳐진다. 얼마 전 어머니와 함께 간 성모당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감정을 보게 되는데, 처음 느껴보는 감정과 직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한해를 돌아보며, 성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 역시 한 해 마무리의 나만의 행사일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모를 때마다 이곳에 와 기도문을 외우거나,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도를 하거나, 자기 자신의 잘잘못을 고해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한 과정으로, 용기내고 싶을 때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용기가 조금이나마 생성되는 장소다.

    천원을 내고, 초 하나를 선택해 불을 붙인다. 그 다음 대상을 떠올리며 기도한다. 때때로 내가 아닌 다른 대상을 나보다 더 깊게 생각하는 순간이 온다. 그 사념도, 상념도, 진심도, 세상이 직접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뜻깊은 순간이다. 누구를 믿든 상관이 없다. 포용력이라는 다정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내년엔 우리 모두가 성모당에서 한층 더 발전된 이로 거듭되기를 간절히 빈다.

    경주 버드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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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알쓸신잡에서도 나왔던 버드파크, 김영하 작가가 들렀던 버드파크는 말그대로 새들이 중심인 독특한 장소다. 먹을거리와 역사로 기억되는 경주에서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생겼다는 건, 타지역 사람들에게도 기쁜 소식이다. 입장료가 조금 비싼 감이 있지만, 사실상 새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파충류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수십 마리의 피라냐까지 볼 수 있다.

    생명의 탄생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것이 버드파크의 가장 큰 축이다. 다 큰 새만 있는 게 아니라, 부화 직전의 새를 볼 수 있게 마련된 공간이 별도로 있다. 안내원에 따라 부화실에 들어가보면, 수십 개의 알과 이제 막 태어난 듯한 병아리가 몸짓한다. 작은 병아리 위에 또 병아리가 꾸물대며 있는 모습은 새장 안에서 나는 새들을 넋 놓고 바라보는 것과는 또 다른 매력이다. 한 생명의 탄생에 대한 장면, 순간을 보여주는 곳은 버드 파크가 처음이었다.

    하지만 다른 동물원과 마찬가지로 훨훨 날아다닐 수 없는 새의 비애가 가슴에 걸린다. 이렇게 다양한 종과 아름다운 새를 눈앞에서 보는 건 기쁜 일이지만, 저마다의 비행 거리와 이동 속도가 다른 새가 한 공간에 머물러 있으니, 아무리 조경을 잘 해놓아도 한계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청결도와 공간이 비좁지 않다는 점에 있다.다수가 모여 있어 지루할 틈 없이 재잘대며 어울린다. 국내에도 사파리 형식이 도입해야 한다는 말처럼 버드파크도 좀 더 공간적 제약이 없게 만들어진다면 어떨까.

    그 의미를 가장 잘 반영한 곳이 사람과 새가 함께 다닐 수 있는 길이었다. 이곳에서 자유와 놀이적 요소의 공존 가능성을 보았다.

    가지각색의 새가 평화롭게 앉아있다.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오는 새는 없지만, 알아서 제 몸깃을 정리하고, 제 자리를 잡아 꾸벅꾸벅 조는 녀석까지 볼 수 있다. 좀 더 걸어들어가면, 사람을 잘 따르는 앵무새에게 먹이를 주며, 친밀감을 형성할 수도 있다. 새가 제 머리 위를 유유자적 걷는 독특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날지 않는 새, 조는 새, 떠드는 새, 먹이 활동을 멈추지 않는 새, 이제 막 부화한 새, 애정 행각을 하는 새, 사람을 따르는 새, 이곳저곳을 누비는 새, 온갖 새들의 향연이다. 아름답다. 날갯짓의 섬세함에 매료되며, 충만함을 안고 빠져나오게 된다. 경주의 새 날갯짓을 본 곳.

    도동 측백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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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작은 섬 같지만, 측백나무로 뒤덮인 신비로운 숲이 있다.

    천연기념물 1호가

    바로 측백나무 숲이다.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은 숨어있는 역사이기도 하다.

    조선초기의 대학자 서거정(1420~1488) 선생이 말한 대구의 경치가 좋은 열 곳 중 제6경에 해당하는 북벽향림(北壁香林)이다. 옛날에는 절벽 앞 개울물이 깊고 푸르렀으며 숲도 훨씬 울창하여 시인들과 풍류객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대구에서 영천, 경주로 가는 길목이어서 길손들의 쉼터가 되기도 했다. 

    천연기념물을 처음 선정할 당시에 측백나무가 집단으로 자라는 곳으로는 가장 남쪽이며, 옛날에는 묘지의 둘레나무로 심는 등 측백나무 쓰임의 귀중함을 감안하여 제 1호로 지정(1962)되었다. 현재 1,200여 그루의 측백나무가 굴참나무, 느티나무, 굴피나무, 물푸레나무 등과 같이 섞여 자란다. 이 중 일부는 나이가 수백 년에 이르나 대체로 키 4~5m, 줄기지름 10cm 전후에 불과하다. 

    흙 한 점 제대로 없는 바위틈에서 긴 세월을 간신히 지키고 있는 이 측백나무 숲은 지키고 가꾸어야 할 우리의 귀중한 식물 문화재이다. 안내판 참고

    대구에 있는 유일한 숲이자 독특한 형태의 기념물이다. 아쉽게도 2011. 5. 1부터 2021. 5. 31 십년간 출입에 제한을 두었다. 국가지정문화재 훼손 방지를 위함이다. 허가 없이 출입하는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처벌을 받는다는 공개제한 안내표가 설치되어 있다. 

    측백나무를 올려다본 뒤, 주변을 살폈다. 개울물은 낮은 강수량으로 인해 그리 깊지 않았다. 그리고 몇 걸음 바로 옆에 관음사라는 절이 존재한다. 단층무늬가 돋보이는 화려한 절이다. 관음전기와불사라는 포스터와 함께 기와에다 소원을 적을 수 있는 이벤트 형식도 주최한다.장당 만원이며, 사람들이 각자 원하는 소망을 정성스럽게 적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칼럼] 용연사 벚꽃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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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아버지가 소개해 처음 찾아간 용연사는 기존과는 다른 분위기의 벚꽃을 갖고 있었다. 축제이긴 하나 가족 단위로 놀며 진짜로 벚꽃 한올 한올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이다. 노점상이 일렬로 정리되어 있긴 하지만, 숫자가 그리는 많지 않다. 벚꽃 축제로 유명한 진해나 서울과는 달리 확실히 전체적으로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은 느낌이다. 가족끼리 처음 맞이한 봄꽃, 아직 사십대이신 부모님과 함께였다.

    아버지 어머니보다 윗세대인 분들이 많이 있으며, 전혀 어색하지 않게 축제를 고요히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사람들이 서로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걷는다. 간식거리도 핫도그, 회오리 감자, 번데기와도 같은 익숙한 간식거리를 판매한다. 벚꽃잎이 흩날리는 풍경을 즐기며, 야채를 다듬고, 음식 준비를 하는 분들을 걸어 다니면서 볼 수 있다는 것 역시 작은 기쁨 중 하나다. 자연만 훼손한 것이 아닌 일상의 풍경 역시 조금도 훼손되어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벚나무의 꽃말은 결박이란 뜻도 있지만, 정신의 아름다움이다.

    벚꽃은 봄을 붙잡아두고, 결박하기도 하지만, ‘꽃’은 봄의 멘탈이다. 꽃이 만발하여야 완연한 봄임을 비로소 만끽할 수 있다. 우리는‘꽃’을 통해 새해를 맞이한 겨울눈을 털어내고, 어깨 위, 봄냄새를 쌓아둔다. 어깨 위, 겨울눈의 무게를 덜어내고 봄냄새 가득한 용연사 벚꽃 축제를 걸으며, 백만송이 벚꽃을 느껴보자.

    그리 규모는 크지 않지만, 작은 규모에서, 입구부터 출구까지 차도 가득 심어둔 벚나무가 환희를 쏟아 내려줄 것이다.

    [칼럼] 광안리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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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부산의 대표 명소 광안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광안리에 세워진 파라솔 같은 구조물이 다 바뀌고, 광안대교 역시 갈 때마다 다른 색으로 반겨주고 있다.

    최근에 블랙 팬서라는 영화가 부산에서 촬영되었다. 어색한 한국어가 나오는 장면 때문에 화제가 되었던 할리우드 영화 <블랙 팬서> 촬영지 기념으로 세운 동상이 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했다.

    피규어처럼 세워진 부산 기념 동상을 사람들이 망가트리는 바람에 다시 한번 세웠으나, 그마저도 또 망가트리는 바람에 철수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어느 여행지를 다녀도 벽면에, 바닥에, 테이블 위에 낙서를 해놓는 한국 사람들 흔적 때문에 몇몇 논란이 이는 것만 봐도 예상된 결과물이다. 얼마 전에는 청계전 베를린 장벽에 그라피티를 그린 화가만 봐도 이걸 단순하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무언가를 기념하고, 기억하기 위해 한 자리를 내어주지 못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특히,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오랜만에 부산에 가서 기념비적인 순간을 기록하려 했다가 많이 망가진 모습에 조금 마음이 아팠다. 어딜가나 관광지를 훼손시키는 관광객들이 많다. 오히려 부산 사람이 광안리를 잘 찾지 않는다고 들었는데, 왜 굳이 이곳으로 오지 않는지에 대해 고심하게 된다. 누군가의 소중한 거주지를 망가트리지 않도록, 좀 더 타당한 법이 생겨야한다고 본다. 타국 사람, 타지 사람 그 어디에서든 제 고향은 존재한다. 이름이 난다 하여 발길 닿는 곳마다 제 흔적을 남기기보다 사진 한 장에 만족하며 스쳐지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그런 부산 광안리에 피어났던 꽃 하나. 

    해변 위에 광안리를 문화의 밤으로 물들인다. 문학의 운치를 향해 시를 수놓고 있다. 아름다운 시의 문구가 여행에 지친 여행객들을 감성으로 물들게 한다.

    [칼럼] 평화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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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완뉴스=임윤아 칼럼리스트] 처음엔 아이가 그린 건 줄 알았는데, 발췌한 것이다. 이 화려한 색채가 돋보이는 각 그림별 스토리가 있다. 이 전시회의 장점은 구경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을뿐더러 도서관을 이용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한번씩 생각하게 하는 주제를 툭, 툭, 무겁지 않게 던져주는 것에 있다.

    평화와 화합에 대해 한 문장의 제목과 그림을 덧해 보여준다. 그리 복잡하지 않은 것이며, 그리 멀리 있는 문젯거리도 아니라는 것을 확인 시켜준다.

    예를 들어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것.’ ‘폭탄 따위는 떨어뜨리지 않는 것.’ ‘집과 마을을 파괴하지 않는 것.’ ‘왜냐면, 사랑하는 사람과 언제까지나 함께 있고 싶으니까.’ ‘배고프면 누구든 밥을 먹을 수 있고, 친구들과 함께 공부도 할 수 있는 것.’ ‘싫은 건 싫다고 혼자서라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 ‘어떤 신을 믿더라도, 신을 믿지 않더라도, 서로서로 화를 내지 않는 것.’ ‘마음껏 뛰놀 수 있고, 아침까지 푹 잘 수 있는 것.’‘평화란 내가 태어나길 잘했다고 하는 것.’‘네가 태어나길 정말 잘했다고 하는 것. 그리고 너와 내가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렇게 마무리 된다.

    [평화란 어떤 걸까?] 하마다 게이코, 2011 ㈜사계절출판사

    아이 눈높이에도 평화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언제나 곁에 있는 도서관에서 주제별 전시회를 한번 들여다보는 것이 어떨까. 이번 기회에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부분을 정의내리며, 깨우칠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배움과 평화에는 남녀노소가 없다. 평화를 알아야 평화를 지킬 수 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