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의 온상” 일베, error 504… 이대로 문 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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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베 사이트가 다운되었다. (사진=인터넷 갈무리)

[수완뉴스=김동주 기자] 대한민국 인터넷 공간을 오랫동안 오염시켜 온 극우·혐오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가 20일(현지 시간), “HTTP ERROR 504(게이트웨이 시간 초과)”를 띄우며 사이트가 다운되었다.

일베는 우리 사회의 인터넷을 극단적인 대립으로 몰아넣고 갈등을 유발해 온 플랫폼인 만큼, 이번 접속 장애를 바라보는 누리꾼들의 시선은 분노와 저주로 가득 차 있다. 다수의 네티즌은 “인터넷 공론장을 오염시키던 대형 쓰레기통이 멈췄다”, “일베가 아직도 있냐 사라지지 않았냐”며 격렬하면서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문화에 남긴 일베의 흔적은 너무나 깊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표현 또는 사투리조차 ‘일베어’로 의심받는 판국에, 일베는 단순한 유머 사이트를 넘어 사회적 갈등을 극대화하며 성장해 왔다.

수년 동안 수십만 명이 사이트 폐쇄 국민청원에 동의하며 공론장의 정화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표현의 자유라는 방패 뒤에 숨어 갈등을 자양분 삼아 사회적 좀비처럼 연명해 왔다.

일각에서는 일베의 존재를 두고 사회적으로 격리·재활용이 불가능한 오물들을 한곳에 모아두는 쓰레기 하치장 역할로서는 차라리 존재하는 것이 낫다는 자조 섞인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반인륜적 성향을 가진 자들이 사방으로 흩어져 온 인터넷 공간을 더럽히느니, 차라리 일베라는 한 공간에 격리해 두는 것이 통제하기 쉽다는 기괴한 방어 논리를 구사한다. 하지만 현실을 간과한 안이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일베는 오물을 가둬두는 통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오물을 생산하고 변종 혐오를 유포하는 발원지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에 대한 조롱, 디지털 성범죄, 12·3 내란 사태 옹호 등 이들이 쏟아낸 해악은 이미 격리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베보다 더 큰 문제는, 쓰레기 하치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 그곳의 저급한 담론을 주류 사회로 퍼 나른 기성 언론들의 행태에 있다. 일부 보수 언론들은 자극적인 클릭수를 유도하기 위해 일베 유저들의 악의적인 조롱과 혐오 표현을 네티즌 반응이라는 미명 하에 그대로 기사화해왔으며, 양극단 분열을 먹고 사는 일베의 극단적 주장을 언론이 확성기를 대주면서 결과적으로 이들의 목소리에 사회적 영향력을 부여해 왔다.

따라서 언론이 일베가 생산하는 담론은 격리하거나 폐기당해야 함이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언론이 앞장서 주류 공론장으로 배달하고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는 공범 역할을 자처해 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가짜뉴스·혐오 표현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민주당 주도로 발의되어 7월 시행된바 있다. 이에 대하여 국민의힘 등 보수진영에서는 ‘입틀막법’이라고 비판하고 있지만, 건강한 인터넷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서 이번 법 개정안은 시기적절하다.

김동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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