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 일

날이 좋아
죽은 나무의 껍질을 벗겨
고기를 굽는다

고수레를 하고

마음껏 먹으며
꽃나무 가지 꺾어 술잔을 세고
햇볕 속에 졸기도 하다 보니

어느덧 해는 저물고
바람에 마른 잎 날아오른다

잔을 들어
먼 산 노을에 경의를 표하고
짙어 가는 어둠 속에 침잠한다

김경순
김경순
실존은 본질보다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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