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일 오후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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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날

    달빛은 구름 속에 갇히고
    바람이 귀신 소리를 내던 날

    줄 지어선 가로등은
    인적없는 거리를 하얗게 비추고
    눈 시퍼런 길고양이는
    돌풍에 놀라 괴성을 지른다

    대기를 가득 채운 악한 기운이
    허공을 어지럽게 휘저을 때
    마른 백일홍은 제 그림자와 섞여
    기괴한 춤을 추고

    귀엽던 동생은 목을 매단다

    김경순
    김경순
    실존은 본질보다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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