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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9월 29일 오후 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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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균 시인의 서정, 강릉에서 클래식으로 되살아 나다

    '추일서정'으로 본 시인의 감각적 탁월성과 자기애의 기록

    지난 26일 18시 30분부터 20시까지 하슬라국제영화제와 강릉 독립서점 ‘고래책방’이 책방 3층에서 김광균 시의 삶과 예술 세계의 궤적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김동주)

    [수완뉴스=김동주 뉴스본부장] 하슬라국제예술제와 강릉 독립서점 ‘고래책방’이 공동으로 ‘하슬라의 밤’이라는 주제로, 지난 26일 근대 모더니즘 시운동의 선구자 김광균 시인의 삶과 시를 살펴보는 모임을 개최했다. 이날 모임은 시인의 가족들과 문학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시인이 삶과 예술 세계를 제3자적 시각으로 깊이 조명하고, 시가 지닌 예술적 가치의 의미를 되새겼다.

    고독과 낭만 사이, 인간 김광균의 초상

    김광균 시인은 1930년대 모더니즘 화풍의 특징을 시에 녹여낸 독특한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작품이 지적으로 이지적이기보다는 감성적이고 낭만적인 정조를 담고 있다는 평처럼, 시인의 삶 역시 섬세한 감정으로 채워져 있다고 할 수 있다.

    경기 개성(현재 북한 개성시) 출신인 시인은 평소 다정다감한 성격을 지녔으며, 지독한 독서광이었다고 한다. 밤새 등불을 밝히고 책을 읽는 일이 다반사였다는 일화는 그의 내면에 자리한 지적인 탐구열과 세상을 향한 깊은 사색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군산에서 시작한 신혼 생활의 정서적 경험은 그의 초기 작품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러한 개인적 분위기는 그의 대표작인 「밤비」와 「와사등」 등은 1930년대 시대를 풍비한 분위기에 깊이를 더하고 있다.

    詩에 담긴 시대의 고독과 비애, 무대 위의 ‘많은 일들’

    오는 하슬라국제예술제에서 선보일 추일서정은, 뮤지컬 형식으로 관객과 만난다. 특히 노신의 ‘시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라는 구절과 무대 위에서 벌어질 많은 일들과 연결하여, 시대를 초월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모습을 맞닿아 표현될 예정이다. 무대 위의 희극과 비극처럼, 우리 사회 역시 수많은 개인들의 고독, 비애, 그리고 희망이 교차하는 공간이다. 시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고독과 비애는 시대를 살아가는 개인이 감당해야 했던 실존적 무게였으며, 이는 곧 우리가 마주하는 삶의 본질적인 감정이다.

    시각적 이미지인 고독, 비애, 등불과 청각적인 요소인 파도, 비, 기적, 바람의 연결은 김광균 시의 큰 특징이다. 등불은 시인의 밤샘 독서처럼 지적인 열망과 내면의 성찰을 상징하며, 파도, 비, 바람 등의 청각적 이미지는 시대의 불안과 감각적인 움직임을 포착하여 정지된 그림 같은 모더니즘 시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와사등’이 가져다 주는 감각적 미학, 미디어 아트와 조우하다

    와사등은 가스를 이용해 불을 켜는 등불로서 문학적으로는 몽환적이고 감각적인 느낌을 극대화해주고 있다. 이러한 느낌이 시에 녹아져 있다. 이번 예술제에서는 이 ‘와사등’의 미학이 음악뿐만 아니라 미디어 아트, 연극, 오페라 형식을 빌려 표현될 예정이다. 가스등의 불빛이 만들어내는 어둠과 빛의 대비, 도시의 쓸쓸함과 낭만적인 정조는 현대적인 미디어 아트와 결합하여 시각과 청각을 아우르는 초현실적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이는 시인의 1930년대 모더니즘 정신을 21세기 예술로 승화시키는 시도라 할 수 있다.

    예술적 교류의 궤적, 문학과 미술의 융합

    시인이 서울 계동에서 거주하며 무역 회사를 경영할 당시, 그는 다양한 예술인들과 폭넓은 교류를 가졌다. 이중섭, 김환기, 장옥진, 최재덕 등 당대 최고의 화가들과의 인연은 시인의 감수성과 시각적 심상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또한 김기림 시인과의 교류와 구상 시인과의 절친한 관계는 그의 문학 세계를 깊고 넓게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예술적 배경은 김광균 시가 단순한 언어 예술을 넘어, 미술, 음악 등 다른 예술 장르와 쉽게 융합될 수 있는 예술적 가치의 원천이 되어주었을 것이라고 보여진다.

    이번 강릉 하슬라국제예술제 공연은 김광균 시인의 삶의 궤적, 섬세한 감정, 그리고 시대를 앞서간 모더니즘 미학을 오롯이 드러내며, 그의 예술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하는 뜻깊은 무대가 될 것이다.

    김동주 뉴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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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 Tong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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