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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23일 오후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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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모두가 열광하는 K-콘텐츠, 어떻게 가능했는가?

    중국판 ‘런닝맨’ <달려라 형제>, 미국판 ‘꽃보다 할배’ <Better Late Than Never>, 미국판 ‘복면가왕’ <The Masked Singer>, 중국판 ‘아빠 어디가’ <빠빠취날>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예능들이 해외 버전으로 제작되고, 심지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들은 이름을 그대로 직역해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 국가의 정서에 맞게 이름을 새롭게 바꾸어 제작된다. 이 때문에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미국판 복면가왕 <The Masked Singer> 공식 포스터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도 아니고 출연진도 다른데, 저거 저작권 침해 아니야?’

    결론부터 말하자면, 바로 이러한 특성을 현명하게 활용했기 때문에 한국이 현재 문화강국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 한국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수출하던 초기에는 예능보다는 드라마 수출이 훨씬 활발했다. 그 이유는 드라마는 주로 정해진 각본과 연출을 중심으로 포맷 구조가 단순했기 때문이다. 반면에 예능은 대본이 완전히 짜여 있지 않고, 장소・현장 분위기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그렇다면 서론에서 언급한 예능 프로그램들은 전부 어떻게 수출되었으며 또 어떻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포맷 수출’이다. 이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자막 방송으로 내보내는 것에서 발전해, ‘예능 프로그램 전체 제작 방식(포맷)’을 해외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본격적인 포맷 수출은 2011년 이후 증가했다.

    한국 <꽃보다 할배>와 미국판 꽃보다 할배 <Better Late Than Never>의 공식 포스터

    한국 예능의 포맷이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예능이 강한 ‘한국적 맥락’을 지니지 않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 예능의 기본 구조를 보면 특정 국가만의 문화나 배경이 강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복면가왕>으로 예시를 들자면, 유명인들이 가면을 쓰고 나와 오직 자신의 목소리와 노래 실력만으로 대결을 하고 시청자와 패널이 목소리만으로 정체를 추리하는 것이 <복면가왕>의 가장 큰 포맷이다. 이 프로그램이 반드시 한국에서 제작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가면을 쓴 가수가 꼭 한국인일 필요도 없다.

    <복면가왕> 뿐만이 아니다. 수많은 한국 예능 프로그램들은 현지 문화에 맞게 ‘재맥락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문화적 충돌 가능성을 감소시킨다는 큰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콘텐츠 이식’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한국의 콘텐츠가 ‘리좀적 구조’의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리좀적 구조(Rhizomatic Structure)란, 쉽게 말해 식물의 뿌리 줄기처럼 위아래 방향이 아닌 사방으로 뻗어 나가고, 어느 부분이 끊겨도 다른 방향에서 다시 뻗어 나올 수 있으며, 중심 없이 여러 지점에서 확장되는 구조를 말한다. 이러한 구조는 중심이 파괴되더라도 전체가 무너지지 않으며, 다양한 형태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진다.  

    리좀적 한국 스크린 문화는 하나의 콘텐츠가 끊기거나, 금지되거나, 실패해도 다른 형태로 복원・확장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TV 방송이 유튜브 클립으로 다시 소비되고, OTT에서 다시보기가 가능하며, SNS에서는 숏폼 콘텐츠로 재가공되는 방식으로 끝없이 가지치기가 이루어진다. 또한, 리메이크나 협업 등 동시 다발적으로 팬덤을 확장시킬 수 있는 부가 콘텐츠들까지 생산한다.

    결국 한국 콘텐츠는 한국적 맥락이 강하지 않아 ‘콘텐츠 이식’ 가능성이 높고, 리좀적 구조를 띄고 있어 부가 콘텐츠 생산 가능성이 높다는 특성들 덕분에 해외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끊임없이 참신한 콘텐츠가 등장하는 지금, 이러한 작품들이 더 많이 수출되어 문화 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한국의 성장 속도에 더욱 불을 붙일 것이라 예상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콘텐츠 제작 시장의 처우 개선이 좋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제작 전반의 모든 것을 신경 쓰는 스태프 전체의 월급보다 촬영에만 참여하는 연예인들의 출연료가 몇 배는 더 비싼 것은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미스터리이다.

    ‘이쪽 업계에선 이게 일상이야.’

    광고 대행, 영상 제작, 행사 기획, 엔터테인먼트 등등의 업계에서 종사하는 직장인이라면 취업할 때 한번쯤 들어본 말일 것이다. 밥 먹듯이 밤을 새고, 어쩌면 밥 먹을 틈도 없이 일하고 있을 많은 콘텐츠 제작자들을 위한 처우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한다. 아직까지도 ‘열정페이’가 합리화 되고 있는 콘텐츠 시장이 콘텐츠 발전 속도에 맞춰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최여진 and 편집국
    최여진 and 편집국https://about.su-wan.com/members/
    청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청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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