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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18일 오전 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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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력서

    몇 년을 벼리고 벼려 겨우 한 줄
    온 계절을 다 보내고야 또 한 줄

    빛바랜 책 속에 그어진 밑줄 같은
    가슴 아린 지나간 삶의 흔적

    눈 위 두껍게 쌓인 어둠 아래
    활활 타오르는 기억
    숨을 쉬기조차 힘든 독한 허무

    겨울바람에 구르는 낙엽처럼
    세상을 떠도는 마디마디 아픈 살
    머무는 곳은 언제나 겨울

    가진 것을 잃고
    비루함을 몸에 두른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실존

    김경순
    김경순
    실존은 본질보다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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