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세르비아 사이에서 10년 넘게 다리 역할을 해온 사람을 아시나요?
[수완뉴스=윤시영 기자]
주한 세르비아 대사관을 거쳐 현재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아리랑 센터를 열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박새솔 前 비서관이 그 주인공입니다.
본 기자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의 현지 이야기와 국제 교류를 꿈꾸는 청년들을 위한 조언을 들어보았습니다.
Q. 주한세르비아대사관에서 근무하게 된 계기와 주요 업무는 무엇이었나요?
A. “한국과 세르비아를 잇는 일을 하고 있는 박새솔이라고 합니다. 통역과 교육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두 나라를 잇는 자리에 서게 되었고, 대사관에서 대사님을 보좌하며 주요 회의와 서신을 챙기고 한국 학생들을 위한 학교 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Q. 외교·국제교류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언어를 배우고 통역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게 있어요. 외교나 국제교류라는 것이 결국 거대한 국가 간의 일이기 이전에,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일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아 멀게 만 느끼던 사람들이 오해가 이해로 바뀌는 걸 직접 경험하면서 ‘이 둘을 잇는 사람’ 으로 살고 싶다는 마음이 또렷해졌습니다.”
Q. 안정적인 대사관 근무를 마치고 현지에서 ‘아리랑 센터’를 열며 새로운 도전을 하신 이유는요?
A. “주어진 자리에 머물기보다, 세르비아 현지에 직접 뿌리를 내리고 오래 남는 다리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대사관에서 공식적인 외교가 움직이는 방식과 사람 사이의 신뢰가 쌓이는 과정을 배운 경험이 현지에서 무언가를 새로 만들 때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Q. 세르비아와 처음 인연을 맺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전공을 고를 때, 남들이 다 하는 흔한 언어보다는 뭔가 특이한 언어를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눈에 들어온 게 세르비아어였습니다. 위치부터 복잡한 역사와 다양한 문화·종교가 한데 얽혀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 정말 인상 깊었고 공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책 속에서만 보던 나라가 제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Q. 세르비아에서 직접 느끼신 문화의 매력과 꼭 소개하고 싶은 모습이 있다면요?
A. “가장 큰 매력은 사람의 ‘온도’예요. 처음 본 사람에게도 커피와 식사를 권하고, 마음을 열면 가족처럼 대해 줍니다.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우지체(Užice)’라는 동네와, 일상 속에 시와 노래가 숨 쉬는 ‘시(詩)의 나라’라는 점을 꼭 소개하고 싶습니다.”
Q. 현재 추진 중이신 ‘아리랑 센터’ 등 교류 사업의 목표와 어려움 극복 과정이 궁금합니다.
A. “K-콘텐츠 덕분에 관심이 커졌지만, 체계적으로 배울 곳이 부족해 센터를 열었습니다. 외국에서 무언가를 새로 만드는 게 보이지 않는 벽을 넘는 일이긴 했습니다만, 10년 넘게 쌓아온 시간과 현지 인연들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안 되는 이유 대신 되는 방법을 찾아가며, 제가 없어도 굴러가는 ‘한국어 교육의 토대’를 심는 것이 궁극적 목표입니다.”
Q. 현지에서 체감하는 K-콘텐츠의 영향력과, 앞으로 한국이 갖춰야 할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A. “10년 전만 해도 먼 나라였지만, 지금은 젊은 친구들이 먼저 다가와 한국어로 인사를 건넬 만큼 K-콘텐츠가 강력한 입구가 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반짝하는 인기’를 ‘오래가는 관계’로 바꾸려면, 우리 것만 알리기보다 상대 나라의 문화와 언어도 깊이 공부하는 ‘쌍방향’ 태도가 진짜 경쟁력이 된다고 믿습니다.”
Q. 외교나 국제 교류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어학도 중요하지만, 진짜 무기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사람에 대한 호기심’과 ‘잘 듣는 힘’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금방 보이지 않아도 꾸준히 쌓아가는 끈기인 ‘버티는 힘’이 어떤 자격증보다 강한 무기가 됩니다.”
Q. 마지막으로 도전을 망설이는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 역시 안정적인 길을 권하는 시선이 많았지만, 좋아하는 걸 따라가 열심히 매달리면 길이 열린다고 믿었습니다. 당장은 미래가 불확실하게 느껴질지라도 자신의 꿈을 마음껏 따라가 보세요. 진심으로 열심을 더하면, 그 길은 결국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강점이 되어 줍니다. 이 글을 읽고 세르비아에 작은 호기심 하나만 가져 주신다면 다리는 한 뼘 더 넓어집니다.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흐발라(Hvala)!”
두 나라의 마음을 잇는 따뜻한 다리가 되어주고 있는 박새솔 전 비서관을 응원합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세르비아라는 낯선 땅에 작은 호기심을 갖게 된 청소년과 청년들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얻었기를 바랍니다.
청라온 심지윤 사무국원
청라온 여동섭 편집부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