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단계는 2025년 슈넬레케(Schnellecke) 공급망 연대 협약으로, 원청 단체협약 내 외주 위원회 조항을 통해 물류 협력업체 슈넬레케 이탈리아(Schnellecke Italia) 302명에 대한 동일 협약 체결을 실현하였다.
- 2총연맹이 중앙 차원의 사회적 대화에서 배제되고 있으나 지역 수준의 사회적 교섭과 산별노조 지역 조직의 일자리 유치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공급망까지 확대함으로써 산별노조 지역지부 수준의 교섭·정책 역량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 3공급망 연대를 단체협약에 제도화하는 것은 슈넬레케 협약 사례가 원청 교섭으로 하청·물류 노동자에게 협약 효력을 파급한 모델이라는 점이다.
[수완뉴스=김동주 기자] 2000년대 이후 이탈리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심화되면서 원·하청 간 임금과 노동조건의 격차가 커지고, 기후 위기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3중 위기가 금속노조를 포함한 이탈리아 노동운동에 새로운 도전 과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노총(CGIL) 산하 금속노조(FIOM) 볼로냐 지역지부는 구조적 정체 국면에서도 람보르기니(Automobili Lamborghini)를 중심으로 주목할 만한 교섭 모델을 발전시켜 왔다. 이 보고서는 2025년 10월 면접조사와 문헌 분석을 바탕으로, FIOM 볼로냐 지역지부가 기업 내 교섭을 기업 내에 국한하지 않고 공급망까지 확장한 사례를 검토한다.
1901년 6월 창립한 FIOM은 이탈리아 최초의 산별 금속노조로, 파시즘 저항·전후 이념 분열·1969년 뜨거운 가을·1980년대 신자유주의 반투쟁을 거치며 이탈리아 총파업의 최전선을 형성해 왔다. 현재 전국 조합원은 약 27만 6천 명, 사업장 단일 교섭대표 위원회(RSU) 대의원은 약 1만 5천 명 규모이며, 산별 단체협약(CCNL)이 적용되는 금속 노동자는 약 160만 명에 달한다.
FIOM 볼로냐 지역지부는 CGIL 볼로냐 전체 조합원 150,740명의 12.0%인 18,095명을 조직하고 있다. FIOM 볼로냐 지역지부와 람보르기니 RSU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세 단계에 걸쳐 교섭의 지평을 확장하였다.
1단계는 2015년 비정규직 정규화 협약으로, 우루스(Urus) SUV 생산 거점 유치를 위한 노사정 삼자 패키지 협상을 계기로, FIOM·FIM·UILM 공동 서명 생산성 협약을 통해 하청·외주 투명성 확보, 공급망 단체협약 적용, 기술 재하도급 3년 내 폐지를 합의하였다. 명부 관리 비정규직 전원을 우루스 채용 풀로 통합하여 2016년 11월까지 누계 300명 정규직 전환을 실현하였다.
2단계는 2023년 임금 삭감 없는 주4일제 협약으로, 2017년 이후 대대적 디지털화 투자·코로나19 이후 생산·매출 지속 성장이라는 조건 위에서, 노사 공동 기술위원회 설치 및 독일식 공동결정제 도입을 토대로 2022년 4월 설문조사에서 교섭이 시작되었다. 2022년 11월~2023년 12월까지 13개월 간 35회 공식 교섭·9회 기술위원회·12회 전체 총회·8시간 전면 파업 끝에, 2023년 12월 7일 전체 노동자 직접 비밀투표 70% 이상 투표율·96~97% 찬성으로 가결하였다.
3단계는 2025년 슈넬레케(Schnellecke) 공급망 연대 협약으로, 원청 단체협약 내 외주 위원회 조항을 통해 물류 협력업체 슈넬레케 이탈리아(Schnellecke Italia) 302명에 대한 동일 협약 체결을 실현하였다. 이는 파업이나 직접 행동이 아닌, 원청 노조의 교섭력을 활용한 간접적 확산 방식으로 기업 담장을 넘어 하청·물류 노동자에게 협약 효력을 파급한 사례이다.
본 연구는 FIOM 볼로냐·람보르기니 RSU 사례 분석으로부터 한국 노동운동에 대한 다음의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한다. 지역 조직의 전략적 행위자화는 FIOM 볼로냐가 전국 조직의 하부 단위가 아니라, 지역 노사관계와 사회 의제를 독자적으로 형성하는 전략적 행위자라는 점이다.
에밀리아로마냐의 노사정 협력 전통과 지방정부 신뢰 관계 없이는 람보르기니 협약도 가능하지 않다.
총연맹이 중앙 차원의 사회적 대화에서 배제되고 있으나 지역 수준의 사회적 교섭과 산별노조 지역 조직의 일자리 유치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과 공급망까지 확대함으로써 산별노조 지역지부 수준의 교섭·정책 역량을 입증하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교섭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 금속노조가 50만 노동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성별 고용·임금 실태 보고서는 지역 수준 개입이 성별 임금 격차 해소에 실질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 단체협약 범위 밖 부가급 영역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집중되는 만큼, 보충 교섭에서 젠더 평등 의제를 핵심으로 설정해야 한다.
공급망 연대를 단체협약에 제도화하는 것은 슈넬레케 협약 사례가 원청 교섭으로 하청·물류 노동자에게 협약 효력을 파급한 모델이라는 점이다. 한국 대기업·공공기관 사업장 단체협약에 공급망까지 확대하는 외주 위원회 조항을 추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내부 역량 축적이 외부 연대의 전제라는 점은 람보르기니 RSU의 96% 이상 지지율과 13개월 교섭 과정이 보여주듯, 공급망 연대와 지역사회 의제 확장은 현장 조합원 신뢰와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에 기반해야 지속 가능하다. 민주노총의 사회 연대 전략도 이 내부 역량 강화와 병행될 때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노동운동의 세대교체와 의제 확장의 동시 추진은 FIOM 볼로냐가 기후 운동 출신 청년 활동가를 간부로 채용하고 기후·노동 연계 의제를 실험하는 방식이, 조직의 세대교체와 의제 확장을 동시에 시도하는 모델이라는 점이다. 한국 청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서 삶 전반과 연결된 의제를 발견할 수 있을 때 조직화의 새로운 동력이 생성될 수 있다.
